이 篇은 前篇의 記事 위주에서 記言 위주로 바꾸어 格言을 모아놓았다.
이 〈談叢〉 이전에는 일찍이 이와 같은 格言이나 名人의 名言을 채록해 엮은 書物이 없었다.
여기 선보이는 말들은 治國과 修身에 관한 名言에 重點을 두어 儒家의 學術을 宣揚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談叢〉에서 選集한 名言들은 주로 先秦과 秦漢時代의 많은 著作에 本源을 두고 있다.
이로써 《大戴禮記》, 《六韜》, 《淮南子》, 《呂氏春秋》, 《文子》, 《史記》, 《國語》, 《荀子》, 《老子》, 《周易》, 《論衡》, 《管子》, 《韓非子》, 《孟子》, 《論語》, 《莊子》, 《孔子家語》, 《列子》, 《韓詩外傳》, 《漢書》, 《禮記》 등의 광대한 典籍을 두루 涉獵하였음을 알 수 있다.
참고로 本卷의 段落은 各本마다 모두 다르게 分段되어 있어서 기준을 삼기 어렵다.
또 단락마다 분단의 원인을 밝히기 어려워 부득이 《說苑校證》의 분단을 일괄적으로 따르고 매 단락에는 이를 밝히지 않았다.
1.
王者知所以臨下而治眾,則群臣畏服矣;
知所以聽言受事,則不蔽欺矣;
知所以安利萬民,則海內必定矣.
帝王이 아랫사람에게 군림하는 방법을 알고 대중을 다스리면 群臣이 두려워하여 복종하고,
건의하는 말을 따르고 일을 수용할 줄을 알면 속이지 않으며,
萬民을 편안하고 이롭게 하는 방법을 알면 온 나라가 틀림없이 안정된다.
知所以忠孝事上,則臣子之行備矣。
신하가 忠孝로 윗사람을 섬길 줄 알면 신하의 품행이 구비된다.
凡所以劫殺者,不知道術以御其臣下也。
협박과 살인으로 다스림은 나라를 통치하는 방법으로 신하를 제어할 줄 모르는 것이다.
2.
凡吏勝其職則事治,事治則利生;
不勝其職則事亂,事亂則害成也。
관리가 자기의 직무를 감당할 수 있으면 일이 잘 다스려지고 일이 잘 다스려지면 이익이 생기고,
자기의 직무를 감당하지 못하면 일이 어지러워지니, 일이 어지러워지면 해로움이 생긴다.
3.
百方之事,萬變鋒出:
或欲持虛,或欲持實,或好浮遊,或好誠必,或行安舒,或為飄疾。
세상의 온갖 일에 수많은 변화가 칼끝처럼 나타나니,
어떤 이는 虛靜을 지키려 하고 어떤 이는 信實을 지키려 하며, 어떤 이는 마음 내키는 대로 놀기를 좋아하고 어떤 이는 誠實을 준수하기를 좋아하며, 어떤 이는 편안하고 조용히 행동하고 어떤 이는 과감하고 빠르게 행동한다.
從此觀之,天下不可一,聖王臨天下而能一之。
이를 따라 살펴보건대 천하의 일은 동일할 수가 없으니, 聖王이 천하에 군림하면 동일하게 처리할 수가 있다.
4.
意不並銳,事不兩隆;
盛於彼者必衰於此,長於左者必短於右。
마음은 두 가지를 동시에 잘할 수 없고, 일은 두 방면으로 흥성할 수 없다.
저쪽에 흥성하면 틀림없이 이쪽이 쇠미하고, 왼쪽이 길면 틀림없이 오른쪽이 짧다.
喜夜臥者不能蚤起也。
밤늦게 잠들기를 좋아하면 일찍 일어나지 못한다.
5.
鸞設於鑣,和設於軾;
馬動而鸞鳴,鸞鳴而和應,行之節也。
鸞 방울은 말의 재갈에 달고 和 방울은 수레 앞의 가로막대에 단다.
말이 움직이면 난 방울이 울리고, 난 방울이 울리면 화 방울이 호응함이 말과 수레가 가는 節度이다.
6.
不富無以為人,不予無以合親;
親疏則害,失眾則敗;
不教而誅謂之虐,不戒責成謂之暴也。
재물이 풍족하지 않으면 仁을 행할 수 없고, 베풀어주지 않으면 親族을 화합할 방도가 없으니,
친족이 소원하면 손해가 되고, 대중의 마음을 잃으면 실패한다.
가르치지 않고 주벌함을 殘虐이라 말하고, 경계하지 않고 완성하기를 요구함을 亂暴이라 말한다.
▶為人 : 저본에는 ‘為大’로 되어 있으나, 《說苑校證》에 “《太平御覽》 권472에 《六韜》를 인용하여 ‘弗富不足爲人 不與無以合親’으로 되어 있는데, 바로 이 글이 근본으로 삼은 것이니, 大는 글자가 잘못되었다. 人은 예전에 仁과 통용하였다.”라고 함을 따라 ‘人’으로 바로잡았다.
7.
夫水出於山而入於海,稼生於田而藏於廩,聖人見所生則知所歸矣。
물은 산에서 발원하여 바다로 들어가고, 곡식은 농토에서 生長하여 창름에 저장되니, 聖人은 사물이 생장한 곳을 보면 귀속될 곳을 안다.
8.
天道布順,人事取予;
多藏不用,是謂怨府,故物不可聚也。
天道는 반포하고 순응함이고 人事는 취하고 줌이니,
재물을 많이 쌓아두고 쓰지 않으면, 이것을 ‘원망을 쌓는 창고[怨府]’라 이르매, 재물을 긁어모아서는 안 된다.
9.
一圍之木持千鈞之屋,五寸之鍵而制開闔,豈材足任哉?
한 아름의 나무가 千鈞의 집을 지탱하고, 다섯 치의 문빗장이 문을 여닫음을 통제하니, 어찌 재목이 담당할 수 있겠는가?
蓋所居要也。
있는 위치가 긴요하기 때문이다.
10.
夫小快害義,小慧害道,小辨害治,苟心傷德,大政不險。
작은 쾌락은 道義에 해롭고, 작은 지혜는 道理에 해로우며, 작은 일을 변별함은 다스림에 해롭고, 구차한 마음은 德을 손상하고, 善政은 험악하지 않다.
11.
蛟龍雖神,不能以白日去其倫;
飄風雖疾,不能以陰雨揚其塵。
蛟龍이 신령스럽되 대낮에 同類를 떠나 昇天할 수 없고,
회오리바람이 빠르되 비오는 날 티끌도 날리지 못한다.
12.
邑名勝母,曾子不入;
水名盜泉,孔子不飲,醜其聲也。
邑 이름이 勝母이라 曾子가 들어가지 않았고,
물 이름이 盜泉이라 孔子가 물을 마시지 않았으니, 그것을 입에 올리기도 혐오하였기 때문이다.
13.
婦人之口可以出走,婦人之喙可以死敗。
부인의 말은 달아나게 할 수 있고, 부인의 말은 죽거나 패망하게 할 수 있다.
14.
不脩其身,求之於人,是謂失倫;
不治其內,而脩其外,是謂大廢。
자신의 몸은 修養하지 않고 남에게서 구함을 순서를 잃었다 하고,
자신의 內面은 다스리지 않고 外貌를 修飾함을 큰 것을 폐기하였다고 한다.
重載而危之,操策而隨之,非所以為全也。
무겁게 물건을 실어 위태롭게 하고 채찍을 잡고 뒤따름은 안전한 방법이 아니다.
15.
士橫道而偃,四支不掩,非士之過,有土之羞也。
선비가 길에서 죽어 시체가 묻히지 못함은 선비의 잘못이 아니라 임금의 수치이다.
▶ 有土 : 國土를 소유했다는 뜻으로, 임금을 말한다.
16.
邦君將昌,天遺其道;
大夫將昌,天遺其士;
庶人將昌,必有良子。
임금이 장차 興盛함에 하늘이 正道를 주고,
大夫가 장차 昌盛함에 하늘이 선비를 주며,
庶人이 장차 창성함에 항상 賢良한 아들이 있다.
17.
賢師良友在其側,詩書禮樂陳於前,棄而為不善者,鮮矣。
어진 스승과 훌륭한 벗이 그의 곁에 있고, 《詩經》‧《書經》‧《禮記》‧《樂記》가 눈앞에 진열되어 있으면 이것을 버리고 不善을 행하는 자는 드물다.
18.
義士不欺心,仁人不害生;
謀泄則無功,計不設則事不成;
賢士不事所非,不非所事;
愚者行間而益固,鄙人飾詐而益野;
聲無細而不聞,行無隱而不明;
至神無不化也,至賢無不移也。
義士는 자기의 良心을 속이지 않고 仁人은 생명을 해치지 않는다.
책략이 누설되면 成功하지 못하고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일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賢士는 남이 비난하는 일을 하지 않고, 남이 한 일은 비난하지 않는다.
어리석은 사람은 많이 본 체할수록 고루하고, 淺薄한 사람은 거짓으로 꾸밀수록 촌스럽다.
소리에는 작다고 들리지 않음이 없고, 행위에는 숨겨도 밝혀지지 않음이 없다.
지극한 神明에는 교화시키지 못함이 없고 지극한 賢明에는 고치지 못함이 없다.
▶ 間 : 間은 閒과 통용이고 閒은 閑과 同字인데, 《荀子》 〈修身〉의 “많이 본 것을 한이라 하고, 적게 본 것을 고루하다고 한다.[多見曰閑 少見曰陋]”라는 말에 의거하여 ‘많이 본 체하다.’로 번역하였다.
上不信,下不忠,上下不和,雖安必危。
윗사람이 신임하지 않으면 아랫사람이 충성하지 않고, 上下가 和協하지 못하면 잠시 편안하더라도 틀림없이 위태로워진다.
求以其道則無不得,為以其時則無不成。
합당한 도리로 구하면 얻지 못함이 없고 때에 맞게 행동하면 성공하지 못함이 없다.
19.
時不至,不可強生也;
事不究,不可強求也。
때가 이르지 않으면 곡식을 억지로 生長시킬 수 없고,
일을 窮究하지 않고 억지로 구하여서는 안 된다.
20.
貞良而亡,先人餘殃;
猖獗而活,先人餘烈;
權取重,澤取長。
忠貞이 있고 賢良한데 죽음은 祖先이 남긴 재앙 때문이고,
제멋대로 횡포를 부리는데 잘사는 것은 祖先이 남긴 功德 때문이다.
권세는 重大하기를 구하고, 은택은 오래 가기를 구한다.
才賢而任輕,則有名,不肖任大,身死名廢。
재능이 있는 현자가 가벼운 일을 맡으면 명성을 갖게 되고, 어리석은 사람이 큰일을 맡으면 몸은 죽고 명성은 사라진다.
21.
士不以利移,不為患改,孝敬忠信之事立,雖死而不悔。
선비는 이익 때문에 〈意志를〉 바꾸지 않으며, 禍患 때문에 〈志節을〉 고치지 아니하여, 효도· 공경·충성·신의의 일이 확립되면 죽더라도 후회하지 않는다.
22.
智而用私,不如愚而用公,故曰巧偽不如拙誠。
지혜로우나 〈그 지혜를〉 私利에 사용함은 어리석으나 〈그 어리석음을〉 公共에 사용함만 못하매, 교묘한 거짓은 서투른 정성만 못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學問不倦,所以治己也;
教誨不厭,所以治人也.
학문에 게으르지 않음은 자신을 다스리는 방법이고,
가르쳐 인도하기에 게으르지 않음은 남을 다스리는 방법이다.
所以貴虛無者,得以應變而合時也。
虛無를 귀하게 여기는 까닭은, 그것으로써 변화에 적응하고 時宜에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冠雖故,必加於首;
履雖新,必關於足,上下有分,不可相倍。
冠이 낡았더라도 반드시 머리에 쓰고,
신은 새것이라도 반드시 발에 신으니, 위아래의 구분이 있어서 서로 위배하면 안 된다.
一心可以事百君,百心不可以事一君,故曰正而心,又少而言。
한 마음으로 백 임금을 섬길 수 있지만, 백 마음으로는 한 임금을 섬기지 못하매 네 마음을 바르게 하고 또 네 말을 적게 하라고 말하는 것이다.
23.
萬物得其本者生,百事得其道者成;
道之所在,天下歸之;
德之所在,天下貴之;
仁之所在,天下愛之;
義之所在,天下畏之。
만물이 그 근본을 얻으면 生長하고, 모든 일이 그 도리를 얻으면 성공한다.
道가 있는 곳에 천하 사람들이 歸附하고,
德이 있는 곳을 천하 사람들이 존귀하게 여기며,
仁愛가 있는 곳을 천하 사람들이 사랑하고,
의리가 있는 곳을 천하 사람들이 敬畏한다.
屋漏者民去之,水淺者魚逃之,樹高者鳥宿之,德厚者士趨之,有禮者民畏之,忠信者士死之。
집이 새면 사람들이 떠나고, 물이 얕으면 물고기가 달아나며, 나무가 높으면 새가 깃들어 자고, 덕이 두터우면 선비들이 따르며, 예의를 가지면 백성들이 경외하고, 忠信하면 선비들이 그를 위해 죽는다.
24.
衣雖弊,行必脩;
頭雖亂,言必治。
옷은 해어졌더라도 행실은 반드시 닦아야 하고,
머리는 헝클어졌더라도 말은 반드시 엄정해야 한다.
時在應之,為在因之;
所伐而當其福五之;
所伐不當其禍十之。
기회는 時勢에 순응함에 달려 있고, 행위는 순리를 따르는 데 달려 있다.
토벌하는 일이 합당하면 福이 다섯 배이고,
토벌하는 일이 합당치 않으면 재앙이 열 배이다.
25.
必貴以賤為本,必高以下為基。
卑賤을 근본으로 삼아 尊貴를 期必하고, 낮춤을 기본으로 삼아 고귀함을 기필하라.
天將與之,必先苦之;
天將毀之,必先累之。
하늘이 重任을 주려고 하면 항상 먼저 心身을 고달프게 하고,
하늘이 무너뜨리려고 하면 항상 먼저 惡을 쌓게 한다.
26.
孝於父母,信於交友,十步之澤,必有香草;
十室之邑,必有忠士。
부모에게 효도하고 朋友에게 미더워야 하나니, 10步의 연못에도 항상 香草가 있고, 열 집의 邑에도 틀림없이 충성스런 사람이 있다.
27.
草木秋死,松柏獨在;
水浮萬物,玉石留止。
草木은 가을에 죽지만 松柏만은 남아 있고, 물은 만물을 떠다니게 하지만 玉石은 머물러 있는 법이다.
饑渴得食,誰能不喜?
굶주리고 목마를 때 음식을 얻으면 누군들 기뻐하지 않겠는가?
賑窮救急,何患無有?
곤궁하고 위급한 사람을 구제함에 어찌 자기의 衣食이 없음을 근심하겠는가?
視其所以,觀其所使,斯可知已。
그가 행하는 까닭을 보며, 그가 부리는 사람을 관찰하면 그의 사람됨을 알 수 있다.
▶ 視其所以 觀其所使 : 《論語》 〈爲政〉에 “그가 행하는 바를 보며, 그가 종사하는 바를 살펴보며, 그가 즐거워하는 바를 관찰하면 사람이 어찌 숨기리오, 사람이 어찌 숨기리오?[視其所以 觀其所由 察其所安 人焉廋哉 人焉廋哉]”라 하였다.
乘輿馬不勞致千里,乘船楫不游絕江海.
수레나 말을 타면 힘들이지 않고도 천 리를 갈 수 있고, 배를 타면 헤엄치지 않고도 江海를 건너갈 수 있다.
智莫大於闕疑,行莫大於無悔也。
지혜에는 의문을 제거함보다 큰 것이 없고, 행실에는 뉘우침이 없음보다 큰 것이 없다.
制宅名子,足以觀士。
집을 다스리고 자식을 가르침에서 선비의 덕행을 볼 수가 있다.
▶ 制宅名子 : 《史記》 〈日子列傳〉에 “집의 자손을 가르칠 적에 응당 그가 행하는 바를 보아야 하니……그러므로 집을 다스리고 자식을 가르치는 데에서 선비의 행실을 볼 수 있다.[夫家之敎子孫 當視其所以……故曰制宅命子 足以觀士]”
라 하여, 名이 命으로 되어 있다. 名은 命과 통용되므로, 가르침으로 해석하였다.
利不兼,賞不倍;
忽忽之謀,不可為也,惕惕之心,不可長也。
이익은 아울러 얻어서는 안 되고, 賞은 배로 받아서는 안 된다.
경솔히 세운 계책은 시행해서는 안 되고, 근심스럽고 두려운 마음은 자라게 해서는 안 된다.
28.
天與不取,反受其咎;
時至不迎,反受其殃
하늘이 주는 것을 받지 않으면 도리어 허물을 받고,
시기가 왔는데 맞이하지 않으면 도리어 재앙을 받는다.
29.
天地無親,常與善人。
天地는 〈별도로〉 친애하는 사람이 없어서 언제나 善人을 돕는다.
天道有常,不為堯存,不為桀亡;
積善之家,必有餘慶;
積惡之家,必有餘殃。
天道는 일정한 법도가 있으니, 堯임금 때문에 존재하지 않고 桀王 때문에 멸망하지도 않는다.
善行을 쌓은 집안에는 후손에게 틀림없이 경사가 있고,
惡行을 쌓은 집안에는 후손에게 재앙이 있게 마련이다.
一噎之故,絕穀不食;
一蹶之故,卻足不行。
한 번 목이 멘 연고로 곡물을 끊어 밥을 먹지 않고,
한 번 넘어진 연고로 걸음을 멈추고 걷지 않는다면 〈이것은 미혹이다.〉
心如天地者明,行如繩墨者章。
마음이 천지와 같으면 현명하고, 행실이 먹줄 같으면 품행이 드러난다.
30.
位高道大者從,事大道小者凶;
言疑者無犯,行疑者無從;
蠹蝝仆柱梁,蚊虻走牛羊。
지위가 높고 도덕이 위대한 사람은 順坦하고, 맡은 일은 크고 도덕이 낮은 사람은 凶하다.
말이 의심스러운 자는 접근하지 말고, 행위가 의심스러운 자는 따르지 말라.
좀벌레가 기둥과 대들보를 쏠아 넘어뜨리고, 모기와 등에가 소와 양을 달리게 한다.
31.
謁問析辭勿應,怪言虛說勿稱;
謀先事則昌,事先謀則亡。
請託하는 말과 희롱 삼아 지은 文章에는 호응하지 말고, 괴이한 말과 공허한 이야기는 대꾸하지 말라.
먼저 계획을 세운 뒤에 일하면 昌盛하고, 먼저 일을 한 뒤에 계획을 세우면 失敗한다.
▶ 謁問析辭 : 謁問은 개인적으로 청탁하는 말이고, 析辭는 희롱 삼아 지은 문장이다.
32.
無以淫泆棄業,無以貧賤自輕,無以所好害身,無以嗜欲妨生,無以奢侈為名,無以貴富驕盈。
방종한 즐거움 때문에 本業을 버리지 말고, 가난하고 미천함 때문에 자신을 輕視하지 말며, 좋아하는 것 때문에 몸을 해치지 말고, 嗜好와 慾望으로 생명을 해치지 말고, 奢侈함을 명성이라 여기지 말고, 富貴하다고 교만하지 말라.
33.
喜怒不當,是謂不明,暴虐不得,反受其賊.
기쁨과 노여움에 합당하지 않음을 事理에 밝지 못하다 이르고, 暴虐을 소화하지 못하면 도리어 자신이 해침을 받는다.
怨生不報,禍生於福。
원한은 은덕을 갚지 않음에서 생기고, 재앙은 복을 누림에서 생긴다.
34.
一言而非,四馬不能追;
一言而急,四馬不能及。
한마디 말이 그르면 네 필의 말로도 따라갈 수 없고,
한마디 말이 다급하면 네 필의 말로도 미칠 수 없다.
▶ 而急 : 저본에는 ‘不急’로 되어 있으나, 《說苑校證》에는 “이 네 句는 《鄧析子》 〈轉辭〉에 근본하였는데, 《등석자》에 ‘而急’으로 되어 있으니, 《群書拾補》에서 고친 것과 부합한다.
다른 본에는 ‘而急’이 ‘而忽’로 되어 있다.”라고 함을 따라 ‘而’로 바로잡았다.
35.
雁順風而飛,以助氣力;
銜葭而翔,以備矰弋。
기러기가 순풍으로 낢은 그것으로 자신의 氣力을 도움이요,
갈대를 물고 낢은 〈사냥꾼의〉 주살을 대비함이다.
▶ 〈雁〉 : 저본에는 없으나, 《說苑校證》에 “《淮南子》 〈修務篇〉에 ‘夫雁順風而飛 以受氣力 銜蘆而翔 以備矰弋’이라 하였고, 《尸子》에도 ‘雁銜蘆而捍綱’이라 하였으니, 이 문장에서도 앞의 두 책을 따라 ‘順風’ 앞에 ‘雁’자를 보충해야 할 듯하다.”라고 함을 따라 보충하였다.
36.
鏡以精明,美惡自服;
衡平無私,輕重自得;
거울은 깨끗하고 밝아야 아름다움이 저절로 합당하고,
저울대에 私邪가 없어야 무게가 저절로 얻어진다.
▶ 服 : 들어맞다, 합당하다(合當--)
37.
蓬生枲中,不扶自直;白砂入泥,與之皆黑。
쑥이 삼대 속에서 자라면 붙잡아주지 않아도 절로 곧아지고,
흰 모래가 진흙에 들어가면 그와 함께 모두 검어진다.
38.
時乎,時乎!間不及謀;
至時之極,間不容息.
시기여! 시기여! 시간이 계획함에 미치지 못하고,
가장 긴급한 때에 이르면 시간이 쉼을 용납하지 않는다.
39.
勞而不休,亦將自息;
有而不施,亦將自得。
일하되 쉬지 않으면 장차 절로 쉬게 되고,
일하되 해이해지지 않으면 절로 해이해진다.
▶ 有而不施(이) 亦將自得 : 有는 爲와 통용이고, 施는 弛와 통용이며, 得은 해이함을 얻는다는 뜻이다.
40.
無不為者,無一能成也;
無不欲者,無不能得也。
하지 않음이 없는 자는 한 가지도 이루지 못하고,
원하지 않음이 없는 자는 한 가지도 얻지 못한다.
▶ 一 : 저본에는 ‘不’로 되어 있으나, 《群書拾補》에 “‘不’은 ‘一’로 써야 되니, 아래의 ‘無不能得也’의 ‘不’도 같다.”라고 함을 따라 ‘一’로 바로잡았다.
41.
眾正之積,福無不及也;
眾邪之積,禍無不逮也。
바른 행실을 많이 쌓으면 福이 이르지 않음이 없고,
邪惡한 행실을 많이 쌓으면 재앙이 이르지 않음이 없다.
▶ 逮 : 저본에는 ‘見’자로 되어 있으나, 《群書拾補》에 逮자로 고쳤고, 《說苑校證》에는 “宋本‧明鈔本‧經廠本에 모두 逮자로 썼다. 이 네 句는 《呂氏春秋》 〈明理篇〉에 근본했는데, 그 글에도 逮자로 썼다.”라고 함을 따라 ‘逮’로 바로잡았다.
42.
力勝貧,謹勝禍,慎勝害,戒勝災。
노력은 가난을 이기고 謹愼은 禍亂을 이기며, 愼重은 災害를 이기고 警戒는 災難을 이긴다.
43.
為善者天報以德,為不善者天報以禍。
善行하는 사람은 하늘이 은덕으로 보답하고, 不善을 행하는 사람은 하늘이 재앙으로 보답한다.
44.
君子得時如水,小人得時如火。
君子가 時運을 얻으면 물처럼 조용하고, 小人이 시운을 얻으면 불처럼 뜨겁다.
45.
謗道己者,心之罪也;
尊賢己者,心之力也。
자기를 비방함은 마음을 수양하지 않은 잘못이고,
자기를 존경함은 마음을 수양한 덕이다.
46.
心之得,萬物不足為也;
心之失,獨心不能守也。
마음을 얻어 충실하면 온갖 일을 할 수 있고,
마음을 잃어 공허하면 자신의 意志마저 지키지 못한다.
子不孝,非吾子也;
交不信,非吾友也。
자식이 효도하지 않으면 내 자식이 아니고,
사귐에 미덥지 않으면 내 벗이 아니다.
食其口而百節肥,灌其本而枝葉茂;
本傷者枝槁,根深者末厚。
입에 음식을 먹이면 온갖 관절이 튼튼해지고, 뿌리에 물을 주면 가지와 잎이 무성해진다.
뿌리가 상하면 가지가 마르고, 뿌리가 깊으면 枝葉이 굵다.
為善者得道,為惡者失道。
선행하는 자는 道義를 얻고, 惡행하는 자는 도의를 잃는다.
惡語不出口,苟言不留耳;
務偽不長,喜虛不久。
험악한 말은 입 밖에 내지 말고, 구차한 말은 귀에 담아두지 말라.
虛僞에 힘씀은 오래가지 못하고, 虛荒을 좋아함은 오래가지 못한다.
義士不欺心,廉士不妄取;
以財為草,以身為寶。
義士는 자기의 양심을 속이지 않고, 淸廉한 선비는 함부로 취하지 않는다.
재물은 풀처럼 여기고, 몸은 보물처럼 여겨라.
慈仁少小,恭敬耆老。
나이 어린 사람은 慈愛로 대하고, 나이 많은 노인은 恭敬으로 받들라.
犬吠不驚,命曰金城;
常避危殆,命曰不悔。
개가 짖는 소리에 놀라지 않음을 金城이라 부르고, 항상 위태로움을 피함을 不悔라 부른다.
▶ 金城 : 금속으로 造成한 城이라는 뜻으로, 매우 견고한 성을 이른다. 여기서는 마음이 동요하지 않음을 비유하는 말로 쓰였다.
富必念貧,壯必念老,年雖幼少,慮之必早。
부유할 때 반드시 가난을 생각하고, 壯年일 때 반드시 老年을 생각해야 하니, 나이가 비록 어리지만 반드시 일찌감치 고려해야 한다.
▶ 必早 : 저본에는 ‘不早’로 되어 있으나, 《說苑校證》에 의거하여 ‘必’로 바로잡았다.
夫有禮者相為死,無禮者亦相為死;
貴不與驕期,驕自來;
驕不與亡期,亡自至。
禮를 가진 사람은 서로를 위해 죽고, 예가 없는 사람도 서로를 위해 죽는다.
존귀가 교만과 기약하지 않아도 교만이 저절로 오고,
교만이 멸망과 기약하지 않아도 멸망이 저절로 온다.
踒人日夜願一起,盲人不忘視。
다리뼈가 부러진 사람은 밤낮으로 한번 일어나기를 희망하고, 盲人은 사물을 봄을 잊지 않는다.
知者始於悟,終於諧;
愚者始於樂,終於哀。
지혜로운 사람은 처음에는 거스르나 끝에는 和諧하며,
어리석은 사람은 처음에는 즐거우나 끝에는 슬퍼한다.
▶ 悟 : 忤와 통용이다.
高山仰止,景行行止.
높은 山은 우러러볼 만하고, 큰길은 따라갈 만하다.
▶ 高山仰止 景行行止 : 높은 산은 우러러볼 만하고, 큰길은 따라갈 만하다는 뜻으로, 도덕이 높고 행실이 정대한 사람을 존경하는 뜻으로 쓰인다. 景行은 큰길이다. 《詩經》 〈小雅 車舝〉에 보인다.
力雖不能,心必務為。
역량은 부족하더라도 마음은 반드시 하기를 힘써야 한다.
慎終如始,常以為戒;
戰戰慄慄,日慎其事。
끝도 처음처럼 신중히 하여 잘 마치기를 항상 경계하고,
두려워하고 경계하여 날마다 일을 신중히 처리해야 한다.
聖人之正,莫如安靜;
賢者之治,故與眾異。
聖人의 정치는 安靜만 한 것이 없고,
賢者의 다스림은 일반 사람과 다르다.
▶ 正 : 政과 통용이다.
47.
好稱人惡,人亦道其惡;
好憎人者,亦為人所憎。
남의 악행을 말하기 좋아하면 남도 그의 악행을 말하고,
남을 미워하기 좋아하면 역시 남에게 미움을 받는다.
48.
衣食足,知榮辱;
倉廩實,知禮節。
衣食이 풍족하여야 영광과 치욕을 알고,
창고가 가득 차야 예절을 안다.
江河之溢,不過三日;
飄風暴雨,須臾而畢。
江河가 범람해도 3일을 넘기지 못하고,
회오리바람과 폭우는 잠시 후 그친다.
49.
福生於微,禍生於忽;
日夜恐懼,唯恐不卒。
福은 작은 善行에서 생기고 재앙은 소홀함에서 생기니,
밤낮으로 조심하고 두려워하여 잘 마치지 못할까 걱정해야 한다.
50.
已雕已琢,還反於樸,物之相反,復歸於本。
새기고 나서 쪼면 도리어 질박함으로 돌아가니, 사물이 반대로 가면 근본으로 돌아간다.
51.
循流而下,易以至;
倍風而馳,易以遠。
물을 따라 내려가면 쉽게 도달하고,
바람을 등지고 달리면 먼 곳에 쉽게 도달한다.
▶ 倍 : 背와 통용이다.
兵不豫定,無以待敵;
計不先慮,無以應卒。
전쟁에 미리 계책을 정해놓지 않으면 대적할 수 없고,
계책은 일에 앞서 고려하지 않으면 倉卒間의 變故에 대응할 수 없다.
▶ 卒 : 猝과 통용이다.
中不方,名不章,外不圜,禍之門。
마음이 方正하지 않으면 명성이 드러나지 않고, 外面이 원만하지 않으면 禍를 부르는 門이 된다.
直而不能枉,不可與大往;
方而不能圜,不可與長存。
곧기만 하고 굽힐 줄 모르면 그와 멀리 갈 수 없고,
방정하기만 하고 원만하지 않으면 그와 오래 존립할 수 없다.
▶ 往 : 저본에는 任으로 되어 있으나, 《說苑校證》에 “《新序》 〈節士〉에 ‘晉文公曰 吾聞之也 直而不枉 無與遂往’이라 하여 이 글과 같고, 《淮南子》 〈說山訓〉과 《文子》 〈上德〉에 ‘擧直與往 無與遂往’이라 한 것도 그 증거이다.”라고 함을 따라 ‘往’으로 바로잡았다.
慎之於身,無曰云云,狂夫之言,聖人擇焉。
몸을 삼가서 필요 없는 말을 많이 하지 말라.
미친 사람의 말도 聖人은 가려서 듣는다.
能忍恥者安,能忍辱者存,脣亡而齒寒,河水深,其壤在山。
능히 羞恥를 참으면 편안하고, 능히 恥辱을 참으면 몸을 보존하고, 입술이 없어지면 이가 시리고, 河水가 깊음은 그 흙이 산에 있기 때문이다.
▶ 河水深 其壤在山 : 《群書拾補》에 “‘崩’자는 《文子》 〈上德〉과 《淮南子》 〈說林訓〉에 모두 ‘深’자로 썼고, 아래의 ‘懷’자는 ‘壤’자로 썼다.”라고 함을 따라 ‘崩’은 ‘深’으로, ‘懷’는 ‘壤’으로 각각 바로잡았다.
毒智者莫甚於酒,留事者莫甚於樂,毀廉者莫甚於色,摧剛者反己於弱。
지혜에 毒이 됨에 술보다 심한 것이 없고, 일을 방해함에 享樂보다 심한 것이 없고, 廉恥를 훼손함에 女色보다 심한 것이 없고, 굳셈을 꺾음은 도리어 자기의 나약함이다.
富在知足,貴在求退.
부유함은 知足에 있고, 존귀함은 謙退에 있다.
先憂事者後樂,先傲事者後憂。
미리 걱정하는 사람은 뒤에 즐겁고, 일에 앞서 오만한 사람은 뒤에 근심한다.
福在受諫,存之所由也。
福은 諫言을 수용함에 있으니, 존립이 말미암는 곳이다.
恭敬遜讓,精廉無謗,慈仁愛人,必受其賞.
공경하고 謙讓하면 청렴하여 비방을 받지 않고, 자애롭고 인후하여 남을 사랑하면 틀림없이 報償을 받는다.
諫之不聽,後無與爭.
諫함을 듣지 않으면 뒤에는 함께 諫爭하는 사람이 없을 터이다.
舉事不當,為百姓謗.
하는 일이 합당하지 않으면 백성의 비방을 받는다.
悔在於妄,患在於先唱。
후회는 경거망동에 있고, 환란은 提唱함에 있다.
▶ 先 : 저본에는 ‘先’자가 있으나, 《說苑校證》에 “文例에 의거하여 삭제하였다.”라고 함을 따라 衍文으로 처리하였다.
52.
蒲且脩繳,鳧鴈悲鳴;
逄蒙撫弓,虎豹晨嗥。
蒲且가 주살을 매는 노끈을 손질하면 물오리와 기러기가 슬피 울고,
逢蒙이 활을 잡으면 범과 표범이 새벽에 울부짖는다.
▶ 蒲且(저)修繳 : 蒲且는 楚나라의 활쏘기에 뛰어났던 사람이다. 蒲且子라고도 한다.
繳은 새를 잡을 때 주살에 매는 노끈이다. 또는 노끈에 맨 화살을 이르기도 한다. 《孟子 告子 上》
▶ 逢(방)蒙 : 본서 권15 〈指武〉 05 참고.
河以委蛇故能遠,山以凌遲故能高,道以優游故能化,德以純厚故能豪。
河水는 구불구불 이어지기 때문에 멀리 흐르고, 산은 완만하기 때문에 높이 솟으며, 道는 여유롭고 박절하지 않기 때문에 교화하고, 德은 순수하고 敦厚하기 때문에 廣大해진다.
▶ 陵遲 : 완만하게 비탈진 상태나 비탈진 언덕을 이른다. 《文子 上仁》‧《荀子 宥坐》
言人之善,澤於膏沐;
言人之惡,痛於矛戟。
남의 善行을 말함은 기름처럼 은혜롭고,
남의 악행을 말함은 창보다 아프다.
為善不直,必終其曲;
為醜不釋,必終其惡。
선행하되 心術이 바르지 않으면 終局에는 필시 바르지 않게 되고,
醜行을 그치지 않으면 종국에는 필시 악하게 된다.
53.
一死一生,乃知交情;
一貧一富,乃知交態;
一貴一賤,交情乃見;
一浮一沒,交情乃出。
한 번 죽고 한 번 삶에서 交情을 알고,
한 번 가난하고 한 번 부유함에서 교유의 世態를 알며,
한 번 존귀하고 한 번 미천함에서 交情이 드러나고,
한 번 盛하고 한 번 衰함에서 交情이 나온다.
▶ 一死一生……交情乃見 : 《史記》 〈汲鄭列傳贊〉과 《漢書》 〈鄭當時傳〉에 보인다.
德義在前,用兵在後。
德義를 앞에 두고, 武力을 뒤에 두어라.
初沐者必拭冠,新浴者必振衣。
갓 머리를 감은 사람은 반드시 갓을 닦고, 새로 목욕한 사람은 반드시 옷을 턴다.
▶ 初沐者……必振衣 : 《楚辭》 〈漁父〉에 ‘新沐者必彈冠 新浴者必振衣’라 보인다.
敗軍之將,不可言勇;
亡國之臣,不可言智。
패군의 장수는 용맹을 말해선 안 되고,
망국의 신하는 지혜를 말해선 안 된다.
54.
坎井無黿鼉者,隘也;
園中無脩林者,小也。
버려진 우물에 자라와 악어가 없음은 좁기 때문이고,
정원에 높은 나무가 없음은 작기 때문이다.
55.
小忠,大忠之賊也;
小利,大利之殘也。
작은 忠誠은 큰 충성을 해치는 것이고,
작은 利益은 큰 이익을 손상하는 것이다.
自請絕易,請人絕難.
자기을 청탁함은 아주 쉽고, 남을 청탁함은 아주 어렵다.
水激則悍,矢激則遠, 人激於名,亦毀為聲。
물이 격동하면 사나워지고, 화살이 격발되면 멀리 날아가고, 사람이 功名을 급격히 구하면 또한 명성을 훼손한다.
下士得官以死,上士得官以生。
품격이 낮은 사람은 벼슬을 얻음으로써 죽고, 품격이 높은 사람은 벼슬을 얻음으로써 잘 산다.
禍福非從地中出,非從天上來,己自生之。
禍福은 땅속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고, 하늘 위에서 나오는 것도 아니라, 자신에게서 나오는 것이다.
56.
窮鄉多曲學:小辯害大智,巧言使信廢,小惠妨大義。
궁벽한 시골에는 한쪽에 치우친 학설이 많으니, 자질구레한 辨說은 큰 지혜를 해치고, 교묘하게 꾸미는 말은 信義를 폐기하게 하며, 작은 은혜는 큰 義理를 방해한다.
57.
不困在於早慮,不窮在於早豫。
困厄을 당하지 않음은 일찌감치 계획함에 있고, 困窮을 만나지 않음은 일찌감치 예상함에 있다.
欲人勿知,莫若勿為;
欲人勿聞,莫若勿言。
남이 알지 못하게 하려면 하지 않음만 못하고,
남이 듣지 못하게 하려면 말하지 않음만 못하다.
58.
非所言勿言,以避其患;
非所為勿為,以避其危;
非所取勿取,以避其詭;
非所爭勿爭,以避其聲。
말할 것이 아니면 말하지 말아서 그 환난을 피하고,
해야 할 것이 아니면 하지 말아서 그 위험을 피하며,
취해야 할 것이 아니면 취하지 말아서 그 罪責을 피하고,
다툴 일이 아니면 다투지 말아서 그 나쁜 名聲을 피해야 한다.
明者視於冥冥,智者謀於未形;
聰者聽於無聲,慮者戒於未成。
눈이 밝은 사람은 어두운 데서도 보고, 지혜로운 사람은 형성되기 전에 계획하며,
귀가 밝은 사람은 소리가 없는 데서 듣고, 생각이 깊은 사람은 일이 이루어지기 전에 경계한다.
▶ 智者 : 저본에는 ‘智者’가 없으나, 文例에 의거하여 보충한 《說苑校證》을 따라 보충하였다.
世之溷濁而我獨清,眾人皆醉而我獨醒。
세상 사람들은 모두 혼탁해도 나만 깨끗하고, 사람들이 모두 취해도 나만 깨어 있으라.
59.
乖離之咎,無不生也;
毀敗之端,從此興也。
사리에 어긋나는 재앙이 생기지 않음이 없으니,
일을 망치는 단서가 여기서 일어난다.
江河大潰從蟻穴,山以小阤而大崩.
江河의 둑이 크게 무너짐이 개미 구멍에서 시작되고, 산은 작은 무너짐 때문에 크게 무너진다.
60.
淫亂之漸,其變為興,水火金木轉相勝。
음란이 차츰 발전하여 큰 혼란으로 변화하고 水‧火‧金‧木이 돌아가면서 相生相剋한다.
卑而正者可增,高而倚者且崩;
直如矢者死,直如繩者稱。
낮으나 바른 것은 더 증가하고, 높으나 기운 것은 장차 무너지며,
화살처럼 곧은 자는 일찍 죽고, 먹줄처럼 바른 자는 칭찬을 받는다.
61.
禍生於欲得,福生於自禁;
聖人以心導耳目,小人以耳目導心。
禍는 얻으려 함에서 생기고 福은 私慾을 억제함에서 생기니,
聖人은 마음으로 귀와 눈을 인도하고 小人은 귀와 눈으로 마음을 인도한다.
62.
為人上者,患在不明;
為人下者,患在不忠。
남의 윗사람이 되면 밝게 살피지 못할까 근심하고,
남의 아랫사람이 되면 충성하지 못할까 근심한다.
63.
人知糞田,莫知糞心.
사람이 밭에 거름을 줄 줄은 알되, 마음을 수양할 줄은 모른다.
64.
端身正行,全以至今;
見亡知存,見霜知冰。
몸을 단정히 하고 행실을 바르게 하여 지금까지 자신을 보전하였다.
멸망을 보아 존립을 알고, 서리를 보고 얼음이 얼 것을 안다.
65.
廣大在好利,恭敬在事親;
因時易以為仁,因道易以達人。
廣大한 財富는 이익을 좋아함에 있고, 恭敬하는 마음은 부모를 섬김에 있다.
적절한 때를 이용하면 仁政을 행하기 쉽고, 道理를 이용하면 사람을 통달시키기 쉽다.
營於利者多患,輕諾者寡信。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에게 근심이 많고, 가볍게 허락하는 사람에게 미더움이 적다.
▶ 於 : 저본에는 ‘於’자가 있으나, 文例에 의해 刪削한 《說苑校證》을 따라 衍文으로 처리하였다.
66.
欲賢者莫如下人,貪財者莫如全身;
財不如義高,勢不如德尊。
남보다 나으려 함은 남에게 자신을 낮춤만 못하고, 재물을 탐함은 몸을 보전함만 못하다.
재물은 道義가 높음만 못하고, 권세는 道德이 높음만 못하다.
67.
父不能愛無益之子,君不能愛不軌之民;
君不能賞無功之臣,臣不能死無德之君。
아버지라도 無益한 자식을 사랑하지 않고, 임금이라도 法을 지키지 않는 백성을 사랑하지 않으며,
임금이라도 공로가 없는 신하에게 賞을 주지 않고, 신하라도 德行이 없는 임금을 위해 죽지 않는다.
問善御者莫如馬,問善治者莫如民。
말을 잘 부리는지는 말에게 물음만 한 것이 없고, 백성을 잘 다스리는지는 백성에게 물음만 한 것이 없다.
以卑為尊,以屈為伸.
몸을 낮춤을 존귀함으로 삼고, 굽힘을 伸張함으로 삼아야 한다.
聖人所因,上法於天。
聖人이 의거함은 위로 하늘에서 본받는다.
68.
君子行德以全其身,小人行貪以亡其身.
君子는 德을 행하여 그 몸을 보전하고, 小人은 貪慾을 행하여 그 몸을 망친다.
69.
相勸以禮,相強以仁.
禮義로써 서로 勸勉하고, 仁愛로써 서로 勉勵하여야 한다.
得道於身,得譽於人。
道는 자신에게서 얻고 名譽는 남에게서 얻는다.
70.
知命者不怨天,知己者不怨人.
天命을 아는 자는 하늘을 원망하지 않고, 자신을 아는 자는 남을 원망하지 않는다.
71.
人而不愛則不能仁,佞而不巧則不能信;
言善毋及身,言惡毋及人;
上清而無欲,則下正而民樸。
사람으로서 사랑하지 않으면 仁을 행하지 못하고, 뜻에 영합하지만 공교롭지 않으면 미덥지 않다.
善을 말함에 자신에게 미치지 말고, 惡을 말함에 남에게 미치지 말라.
윗사람이 淸廉하여 私欲이 없으면 아랫사람은 正直하고 백성은 淳朴하다.
來事可追也,往事不可及。
미래의 일은 따라잡을 수 있으나, 지나간 일은 미칠 수 없다.
無思慮之心則不達,無談說之辭則不樂。
생각하는 마음이 없으면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談論하는 말이 없으면 즐겁지 않다.
72.
善不可以偽來,惡不可以辭去。
善은 허위로 오게 하지 못하고, 惡은 말로 제거할 수 없다.
73.
近市無賈,在田無野, 善不據旅.
市場은 가까운데 가게가 없고, 農地는 있는데 농막이 없으나, 善行은 사물에 의지하지 않는다.
▶ 近市無賈……善不據旅 : 君子는 어느 곳에 있든지 언제나 곤궁함을 말한 것이다.
▶ 野(서) : 墅와 통용이다.
▶ 據旅 : 저본에는 ‘逆’으로 되어 있으나, 《大戴禮記》 〈曾子提言 上〉에 ‘據’로 되어 있음을 따라 ‘據’로 바로잡았다. 據旅는 盧辯의 注에 “바른 도를 지켜 사사로운 바가 없다.[守直道 無所私]”라고 하였다.
非仁義剛武無以定天下。
仁義와 굳센 무력이 아니면 천하를 평정할 수 없다.
74.
水倍源則川竭,人倍信則名不達.
물이 根源을 등지면 내가 마르고, 사람이 信義를 등지면 현달하지 못한다.
75.
義勝患則吉,患勝義則滅。
義理가 환난을 이기면 吉하고, 환난이 의리를 이기면 滅亡한다.
五聖之謀,不如逢時;
辯智明慧,不如遇世。
五聖의 계책이라도 때를 만남만 못하고,
말재주와 총명함이 좋은 세상을 만남만 못하다.
▶五聖 : 神農‧堯‧舜‧禹‧湯을 가리킨다. 《淮南子 修務訓》
有鄙心者,不可授便勢;有愚質者,不可予利器。
鄙陋한 마음이 있는 자에게 편의대로 하는 권세를 주면 안 되고,
어리석은 자질이 있는 자에게 날카로운 무기를 주면 안 된다.
多易多敗,多言多失。
바꾸기가 많으면 실패가 많고, 말이 많으면 실수가 많다.
76.
冠履不同藏,賢不肖不同位。
갓과 신은 함께 둘 수 없고, 어진 이와 不肖한 이는 같은 지위에 두지 못한다.
77.
官尊者憂深,祿多者責大。
벼슬이 높은 자는 근심이 깊고, 녹봉이 많은 자는 책임이 크다.
積德無細,積怨無大,多少必報,固其勢也。
恩德을 쌓음에 작다고 여기지 말고, 怨恨을 쌓음에 큼을 따지지 말라. 恩怨이 많든 적든 반드시 報應함이 본래의 형세이다.
78.
梟逢鳩。鳩曰:
「子將安之?」
올빼미가 비둘기를 만나자 비둘기가 말하였다.
“자네는 어디로 가려는가?”
梟曰:
「我將東徙。」
올빼미가 말하였다.
“나는 동쪽으로 옮겨가려고 하네.”
鳩曰:
「何故?」
비둘기가 말하였다.
“무엇 때문인가?”
梟曰:
「鄉人皆惡我鳴,以故東徙。」
올빼미가 말하였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내 울음소리를 싫어하매, 이 때문에 동쪽으로 옮겨가네.”
鳩曰:
「子能更鳴可矣.
不能更鳴,東徙猶惡子之聲。」
비둘기가 말하였다.
“자네는 울음소리를 고침이 옳겠네.
울음소리를 고치지 않으면 동쪽으로 옮겨도 여전히 자네의 울음소리를 싫어할 터이네.”
79.
聖人之衣也便體以安身,其食也安於腹;
適衣節食不聽口目。
聖人의 옷은 신체에 편하면서 몸을 편안히 하고, 그의 음식은 뱃속을 편안히 하니,
몸에 맞는 옷을 입고 음식을 절제할 뿐, 입과 눈에 맞추지 않는다.
80.
曾子曰:
曾子가 말하였다.
「鷹鷲以山為卑,而增巢其上;
黿鼉魚鱉以淵為淺,而穿穴其中。
“새매와 솔개는 山을 낮다고 여겨 그 위에 둥지를 틀고,
큰 자라와 악어와 물고기와 자라는 연못을 얕다고 여겨 그 안에서 구멍을 파고 산다.
卒其所以得者,餌也。
결국 그들이 잡히는 까닭은 미끼 때문이다.
君子苟不求利祿,則不害其身。」
君子가 만일 利祿을 구하지 않으면 그 몸을 해치지 않는다.”
81.
曾子曰:
「狎甚則相簡也,莊甚則不親;
是故君子之狎足以交懽,莊足以成禮而已。」
曾子가 말하였다.
“지나치게 친근하면 서로 무례하고, 지나치게 장중하면 친근하지 않다.
이 때문에 君子의 친근함은 서로 즐거움을 교환하면 충분하고, 장중함은 禮를 갖추면 족할 뿐이다.”
82.
曾子曰:
「入是國也,言信乎群臣,則留可也;
忠行乎群臣,則仕可也;
澤施乎百姓,則安可也。」
曾子가 말하였다.
“어떤 나라에 들어가서 나의 말이 신하들에게 미더우면 머물러도 되고,
나의 충심이 신하들에 행하여지면 벼슬하여도 되고,
나의 은택이 백성에게 베풀어지면 그 나라에 편안히 살아도 좋다.”
83.
口者,關也;舌者,機也。出言不當,四馬不能追也。
입은 문빗장이고 혀는 뇌관이니, 하는 말이 합당치 않으면 네 匹의 말로도 따라잡지 못한다.
▶ 樞機 : 사물의 關鍵이 되는 부분을 비유하는 말이다.
樞는 門의 지도리(돌쩌귀‧문장부의 총칭)이고, 機은 쇠뇌의 뇌관이다. 《周易 繫辭 上》
口者,關也;舌者,兵也;出言不當,反自傷也。
입은 문빗장이고 혀는 兵器이니, 하는 말이 합당치 않으면 도리어 자신을 해친다.
言出於己,不可止於人;
行發於邇,不可止於遠。
말은 자신에게서 나오지만, 남에게 감을 금할 수 없고,
행동은 가까운 데서 일어나지만, 멀리 감을 금할 수 없다.
夫言行者君子之樞機,樞機之發,榮辱之本也,可不慎乎?
언행은 君子의 樞機로, 추기의 발현이 榮辱의 근본인데, 신중하지 않아서 되겠는가?
故蒯子羽曰:
「言猶射也。
栝既離弦,雖有所悔焉,不可從而追已。」
그러므로 蒯子羽가 말하였다.
“말은 활을 쏨과 같다.
오늬가 시위를 떠나고 나면 뉘우치는 바가 있어도 따라가 미칠 수가 없다.”
▶ 蒯子羽 : 사람 이름인데, 행적은 미상이다.
▶ 栝 : 화살의 오늬이다. 곧 화살의 머리를 활시위에 끼도록 오목하게 에어낸 부분을 이른다.
《詩》曰:
「白珪之玷,尚可磨也,斯言之玷,不可為也。」
《詩經》에 일렀다.
“白玉의 티는 갈아 없앨 수 있거니와, 이 말의 잘못은 어찌할 수 없다.”
▶ 詩曰……不可爲也 : 《詩經》 〈大雅 抑〉에 보인다.
84.
蠋欲類蠶,鱓欲類蛇.
蠋은 누에와 유사하고, 드렁허리는 뱀과 유사하다.
▶ 蠋 : 나비 애벌레이다. 모양은 누에와 비슷하고 푸른색이며, 배추 등 식물의 잎을 갉아먹는다.
▶ 鱓 : 드렁허릿과의 민물고기이다. 몸의 길이는 40cm 정도이며, 몸은 뱀처럼 가늘고 길며 꼬리가 뾰족하고 배지느러미와 가슴지느러미, 비늘이 없다. 蛇鱓‧鱓魚‧熊魚라고도 한다.
人見蛇蠋,莫不身灑然;
女工脩蠶,漁者持鱓,不惡何也?
사람이 뱀이나 촉을 만나면 놀라지 않는 사람이 없거니와,
女工이 누에를 치고 어부가 드렁허리를 잡고도 싫어하지 않음은 무엇 때문인가?
▶ 灑然 : 괴이하게 여겨 놀라는 모양이다.
欲得錢也。
돈을 얻고 싶어서이다.
逐魚者濡,逐獸者趨;
非樂之也,事之權也。
물고기를 쫓는 자의 옷이 젖고, 짐승을 쫓는 자는 달려간다.
그것은 즐거워서가 아니라, 하는 일의 형세 때문이다.
85.
登高使人欲望,臨淵使人欲窺,何也?
높은 곳에 오름이 사람에게 멀리 바라보고 싶게 하고, 연못에 임함이 사람에게 깊은 곳을 엿보고 싶게 함은 무엇 때문인가?
處地然也。
처한 위치가 그렇게 만든다.
御者使人恭,射者使人端,何也?
말을 모는 것이 사람을 공손하게 하고, 활을 쏘는 것이 사람을 바르게 함은 무엇 때문인가?
其形便也。
그 자세가 편리하기 때문이다.
86.
民有五死,聖人能去其三,不能去其二。
백성의 다섯 가지 죽음에, 聖人이 그중 세 가지는 제거할 수 있으나, 두 가지는 제거하지 못한다.
饑渴死者,可去也;
凍寒死者,可去也;
罹五兵死者,可去也。
굶주리고 목이 말라 죽음은 제거할 수 있고,
추위에 얼어 죽음을 제거할 수 있으며,
전쟁을 만나 죽음을 제거할 수 있다.
壽命死者,不可去也;
癰疽死者,不可去也。
수명이 다해 죽음을 제거할 수 없고,
毒瘡을 앓아 죽음을 제거할 수 없다.
饑渴死者,中不充也;
凍寒死者,外勝中也;
罹五兵死者,德不忠也.
굶주리고 목이 말라 죽음은 배를 채우지 못하기 때문이고,
추위에 얼어 죽음은 외부의 추위가 몸의 온기를 이기기 때문이며,
전쟁을 만나 죽음은 〈통치자의〉 도덕이 忠厚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壽命死者,歲數終也;癰疽死者,血氣窮也。
수명이 다해 죽음은 햇수가 끝났기 때문이고,
독창을 앓아 죽음은 血氣가 다했기 때문이다.
故曰中不止,外淫作;
外淫作者,多怨怪;
多怨怪者,疾病生。
이 때문에 마음이 바르지 않으면 외부의 淫邪가 일어나고,
외부의 음사가 일어난 사람은 괴이한 원망이 많고,
괴이한 원망이 많은 사람은 질병이 생긴다고 말하는 것이다.
故清靜無為,血氣乃平。
그러므로 淸靜한 마음을 지켜서 억지로 함이 없어야 혈기가 비로소 화평해진다.
87.
百行之本,一言也。一言而適,可以卻敵;
一言而得,可以保國。
모든 행위의 근본이 말 한마디이니, 말 한마디가 적절하면 敵을 물리칠 수 있고,
말 한마디가 합당하면 나라를 보전할 수 있다.
響不能獨為聲,影不能倍曲為直,物必以其類及,故君子慎言出己。
메아리가 혼자서 소리를 내지 못하고, 그림자는 굽은 실체를 떠나 곧게 비치지 못하니, 사물은 반드시 同類끼리 모인다. 그러므로 君子는 말이 자신에게서 나감을 삼간다.
88.
負石赴淵,行之難者也,然申屠狄為之,君子不貴之也;
盜跖凶貪,名如日月,與舜禹並傳而不息,而君子不貴。
돌을 등에 지고 연못에 빠져 죽음은 실행하기 어려운 일로서, 申屠狄이 그렇게 하였어도 君子는 귀하게 여기지 않고,
盜跖이 凶暴하고 탐욕스러워 명성이 日月처럼 드러나 舜‧禹와 함께 전하여져 없어지지 않으나 군자는 귀하게 여기지 않는다.
▶ 申屠狄 : 殷나라의 賢人이다. 湯王이 王位를 물려주려고 하자, 이를 부끄럽게 여겨 黃河에 투신자살했다 한다. 申徒狄으로도 쓰며, 일명 司徒狄이라고도 한다. 《莊子 大宗師》‧《荀子 不苟》‧《淮南子 說山訓》
▶ 盜跖 : 춘추시대의 큰 도적이다. 跖은 이름인데, 蹠으로도 쓴다. 《莊子 盜跖》‧《荀子 不苟》
89.
君子有五恥:
朝不坐,燕不議,君子恥之;
居其位,無其言,君子恥之;
有其言,無其行,君子恥之;
既得之又失之,君子恥之;
地有餘而民不足,君子恥之。
君子는 다섯 가지 부끄러움이 있다.
조정에 앉지 못하고 잔치 자리에서 政事를 의논하지 못함을 군자는 부끄럽게 여기며,
벼슬자리에 있으면서 施政을 말하지 못함을 군자는 부끄럽게 여기며,
시정을 말하되 실행이 없음을 군자는 부끄럽게 여기며,
얻었다가 다시 잃음을 군자는 부끄럽게 여기며,
토지는 넉넉한데 백성이 풍족하지 못함을 군자는 부끄럽게 여긴다.
90.
君子雖窮不處亡國之勢,雖貧不受亂君之祿;
尊乎亂世,同乎暴君,君子恥之也。
君子는 곤궁하더라도 망국의 형세에 살지 않고, 가난하더라도 亂君의 녹봉은 받지 않는다.
亂世에 존귀하고 暴君과 함께함을 군자는 부끄럽게 여긴다.
眾人以毀形為恥,君子以毀義為辱;
眾人重利,廉士重名.
사람들은 身體를 훼손함을 수치로 여기고, 군자는 義理를 훼손함을 수치로 여기며,
사람들은 利益을 重視하고 청렴한 사람은 名譽를 중시한다.
91.
明君之制:
賞從重,罰從輕;
食人以壯為量,事人以老為程。
賢明한 임금의 제도에
賞은 무거운 쪽을 따르고 罰은 가벼운 쪽을 따르며,
사람에게 밥을 먹임에 장년을 표준량으로 삼고, 사람을 섬김에 노인을 표준으로 삼는다.
92.
君子之言寡而實,小人之言多而虛.
君子의 말은 적으나 誠實하고, 小人의 말은 많으나 공허하다.
93.
君子之學也,入於耳,藏於心,行之以身;
君子之治也,始於不足見,終於不可及也。
君子의 배움은 귀로 들어오고 마음속에 간직하며 몸으로 실행하고,
군자의 일처리는 시작에는 볼 만하지 않으나 끝에는 미칠 수가 없다.
君子慮福弗及,慮禍百之.
군자는 福을 고려하지 언급하지 않고 재앙에 대해서는 백 배로 염려한다.
君子擇人而取,不擇人而與.
군자는 사람을 가려서 취하고, 사람을 가리지 않고 준다.
君子實如虛,有如無。
군자는 학문이 충실해도 빈 듯이 하고, 있어도 없는 듯이 한다.
94.
君子有其備則無事.
君子에게 미리 준비함이 있으니 일을 만나도 아무 사고가 없다.
95.
君子不以愧食,不以辱得;
君子樂得其志,小人樂得其事;
君子不以其所不愛,及其所愛也。
君子는 부끄러운 음식은 먹지 않고, 치욕스러운 물건은 받지 않는다.
군자는 뜻을 실현함을 즐거워하고, 小人은 일을 이룸을 즐거워한다.
군자는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것을 자신이 아끼는 사람에게 미치게 하지 않는다.
96.
君子有終身之憂,而無一朝之患.
君子에게 종신토록 근심하는 일은 있으나, 갑자기 닥치는 환난은 없다.
順道而行,循理而言,喜不加易,怒不加難。
道義를 따라 행하며 이치를 따라 말하여, 기뻐도 안이함을 더하지 않고 분노해도 어려움을 가중하지 않는다.
▶ 君子……無一朝之患 : 舜 같은 사람이 되지 못함을 근심하고, 仁과 禮가 아니면 행하지 않기 때문에 환난이 없는 것이다. 《孟子》 〈離婁 下〉에 보인다.
97.
君子之過猶日月之蝕也,何害於明?
君子의 잘못은 日蝕과 月蝕 같으니, 밝음에 무슨 방해가 되겠는가?
小人可也,猶狗之吠盜,狸之夜見,何益於善?
小人에게 취할 만한 것은 마치 개가 도둑을 보고 짖음과 이리가 밤에 사물을 봄과 같은 것이니 善에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夫智者不妄為,勇者不妄殺。
지혜로운 사람은 함부로 행하지 않고, 용기 있는 사람은 함부로 살인하지 않는다.
98.
君子比義,農夫比穀。
君子는 道義를 본뜨고, 농부는 곡식을 본뜬다.
99.
事君不得進其言,則辭其爵;
不得行其義,則辭其祿。
임금을 섬기되 諫하는 말을 올리지 못하면 그 벼슬을 사퇴하고,
자기의 義理를 행하지 못하면 그 녹봉을 사양해야 한다.
人皆知取之為取也,不知與之為取之。
사람들이 모두 자기가 가짐이 취함인 줄 알고, 남에게 주는 것이 취함인 줄 모른다.
政有招寇,行有招恥,弗為而自至,天下未有。
정치에 도적을 招來함이 있고, 행위에 치욕을 초래함이 있으니, 하지 않고서 저절로 결과가 옴은 천하에 있지 않다.
猛獸狐疑不若蜂蠆之致毒也;高議而不可及,不若卑論之有功也。
猛獸가 머뭇거리며 결단하지 않음은 벌이나 전갈이 독을 쏨만 못하고,
고상하게 의논하고 실천하지 않음은 품격 낮은 의논이 功效가 있음만 못하다.
100.
秦信同姓以王,至其衰也,非易同姓也,而身死國亡。
秦나라가 同姓을 신임하여 왕 노릇하다가 쇠퇴함에 이르러서도 동성을 제도를 바꾸지 않아 몸은 죽고 나라는 멸망하였다.
▶ 秦信同姓以王 : 秦나라가 同姓을 신임하여 왕 노릇했다는 말이다. 이 말은 史實과 맞지 않으니, 《說苑纂註》에는 “劉向이 秦을 빌려서 當代를 論한 것이다.”라고 하였고, 《說苑校證》에는 “秦은 아마 周의 오자인 듯하다.”라고 하였다.
故王者之治天下在於行法,不在於信同姓。
그러므로 王이 천하를 다스림은 法制를 시행함에 있고, 동성을 신임함에 있지 않다.
101.
高山之巔無美木,傷於多陽也;
大樹之下無美草,傷於多陰也。
높은 산마루에 좋은 나무가 없음은 많은 햇볕에 해를 입었기 때문이고,
큰 나무 밑에 좋은 풀이 없음은 많은 그늘에 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102.
鍾子期死而伯牙絕絃破琴,知世莫可為鼓也;
惠施卒而莊子深暝不言,見世莫可與語也。
鍾子期가 죽자 伯牙가 琴의 줄을 끊고 부숨은 세상에 금을 연주해줄 만한 사람이 없음을 알았기 때문이고,
惠施가 죽자 莊子가 눈을 깊이 감은 채 말하지 않음은 세상에 함께 말할 만한 사람이 없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 鍾子期死 而伯牙絶弦破琴 : 본서 권8 〈尊賢〉 09, 2) 참고.
▶ 惠施 : 본서 권11 〈善說〉 08 참고.
▶ 莊子 : 본서 권11 〈善說〉 18 참고.
103.
脩身者智之府也,愛施者仁之端也,取予者義之符也,恥辱者勇之決也,立名者行之極也。
자신을 수양함은 智慧의 창고이고, 베풀기를 좋아함은 仁愛를 행하는 단서이며, 주고받음은 道義의 증거이고, 욕됨을 부끄럽게 여김은 용기의 결단이며, 명예를 세움은 행실의 궁극이다.
104.
進賢受上賞,蔽賢蒙顯戮,古之通義也;
爵人於朝,淪人於市,古之通法也。
어진 이를 추천하여 높은 賞을 받고, 어진 이를 가리어 顯戮을 당함은 예부터 통상의 도리이고,
조정에서 사람에게 벼슬을 주고 저자에서 사람을 처형함은 예부터 일관하는 法이다.
▶ 顯戮 : 법에 의하여 공개 처형하고 그 시체를 진열하여 민중에게 보이는 형벌을 말한다.
여기서는 重罰을 뜻한다. 《書經 周書 泰誓 下》
105.
道微而明,淡而有功。
道는 隱微하되 밝게 드러나고 平淡하되 功效가 있다.
非道而得,非時而生,是謂妄成。得而失之,定而復傾。
도가 아닌데 얻고 때가 아닌데 生長하는 것, 이를 妄成(제멋대로 이룸)이라고 하니, 얻었어도 잃고 안정되었어도 다시 기운다.
106.
福者禍之門也。是者非之尊也。治者亂之先也。
福은 재앙의 門이고, 옳음은 그름의 어른이며, 다스려짐은 혼란함의 先導이다.
事無終始而患不及者,未之聞也。
일에 시작과 끝이 없으면서 환란이 이르지 않음은 듣지 못하였다.
107.
枝無忘其根,德無忘其報,見利必念害身,故君子留精神,寄心於三者,吉祥及子孫矣。
가지는 그 뿌리를 잊지 않고, 은덕을 입으면 報恩을 잊지 않으며, 이익을 만나면 반드시 몸에 害가 됨을 생각해야 한다.
그러므로 君子가 이 세 가지 일에 정신을 머물러 두고 마음을 쓰면 吉祥이 자손에게 미칠 터이다.
108.
兩高不可重,兩大不可容,兩勢不可同,兩貴不可雙;
夫重容同雙,必爭其功,故君子節嗜欲,各守其足,乃能長久。
두 가지 높은 것은 함께 겹칠 수 없고, 두 가지 큰 것은 함께 용납될 수 없으며, 두 세력은 공존할 수 없고, 두 존귀함이 한 쌍이 될 수 없다.
겹치고[重]‧용납되고[容]‧공존하고[同]‧한 쌍[雙]인 것은 반드시 그 功을 다투매, 君子는 嗜慾을 절제하여 각각 만족함을 지켜야 비로소 오래 보전할 수 있다.
夫節欲而聽諫,敬賢而勿慢,使能而勿賤;
為人君能行此三者,其國必強大而民不去散矣。
욕망을 절제하여 諫言을 따르고, 어진 이를 존경하여 태만하지 말며, 능력 있는 사람을 부리되 賤視하지 말아야 한다.
임금이 되어 이 세 가지를 실행할 수 있으면 그 나라는 틀림없이 强大하여 백성이 흩어져 떠나지 않을 터이다.
109.
默無過言,愨無過事;
木馬不能行,亦不費食;
騏驥日馳千里,鞭箠不去其背!
침묵에 지나친 말이 없고, 恭遜하고 信實함에 지나친 일이 없다.
木馬는 달리지 못하나 먹이를 허비하지 않고,
千里馬는 하루에 천 리를 달리나 채찍이 그 등에서 떠나지 않는다.
110.
寸而度之,至丈必差;
銖而稱之,至石必過;
石稱丈量,徑而寡失;
簡絲數米,煩而不察。
치를 단위로 재더라도 丈에 이르면 항상 차이가 나고,
銖를 단위로 달더라도 石에 이르면 항상 착오가 생긴다.
석으로 달고 장으로 재면 간편하면서 오류가 적고,
실을 한 올씩 가리고 쌀을 한 알씩 세면 번거로우면서 잘 살피지 못한다.
故大較易為智,曲辯難為慧。
그러므로 대략적으로 계산하면 지혜롭게 되기 쉽고, 소소하게 따져 말하면 지혜롭게 되기 어렵다.
▶ 銖 : 옛날의 重量 단위이다. 24銖가 1兩이 된다.
▶ 石 : 옛날의 重量 단위이다. 120斤이 1石이 된다.
111.
吞舟之魚,蕩而失水,制於螻蟻者,離其居也;
猿猴失木,禽於狐貉者,非其處也。
배를 삼키는 물고기도 제멋대로 놀다가 물을 잃으면, 땅강아지나 개미에게 제압당함은 그 사는 곳을 떠났기 때문이고,
원숭이가 나무를 잃으면 여우나 담비에게 잡힘은 그 사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騰蛇遊霧而生,騰龍乘雲而舉,猿得木而挺,魚得水而騖,處地宜也。
騰蛇는 안개 속을 헤엄쳐야 살고, 나는 龍은 구름을 타야 하늘에 오르며, 원숭이는 나무를 얻어야 몸을 솟구치고, 물고기는 물을 얻어야 빨리 헤엄치는 것은 현재 있는 곳이 알맞기 때문이다.
▶ 騰蛇 : 전설상의 날아다닌다는 뱀이다. 《韓非子 難勢》‧《鹽鐵論 刺復》
112.
君子博學,患其不習;
既習之,患其不能行之;
既能行之,患其不能以讓也。
君子는 널리 배움에 익히지 못할까 근심하고,
익히고 나서는 그것을 행하지 못할까 근심하며,
행하고 나서는 겸양하지 못할까 근심한다.
113.
君子不羞學,不羞問。問訊者知之本,念慮者知之道也。
君子는 배움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물음을 부끄러워하지 않으니, 물음은 지식을 얻는 근본이고 생각함은 지식을 얻는 방도이다.
此言貴因人知而加知之,不貴獨自用其知而知之。
이는 남의 지식을 통하여 나의 지식을 늘림을 귀하게 여기고, 독자적으로 그 지식을 써서 알게 됨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말이다.
114.
天地之道:極則反,滿則損。
天地의 道는 지극하면 되돌아오고, 가득 차면 줄어든다.
五采曜眼有時而渝,茂木豐草有時而落。
五彩는 눈을 부시게 하나 때가 되면 변하고, 무성한 나무와 풀도 때가 되면 떨어진다.
物有盛衰,安得自若。
사물에 盛衰가 있으니, 어찌 예전과 같을 수 있겠는가!
115.
民苦則不仁,勞則詐生; 安平則教,危則謀,極則反,滿則損,故君子弗滿弗極也。
백성은 고달프면 仁하지 못하고, 힘들면 속이는 마음이 생긴다.
편안하면 가르침을 받고, 위태로우면 모의하며, 지극하면 되돌아오고, 가득 차면 줄어든다.
그 때문에 君子는 가득 채우지 않으며, 극한에 이르게 하지 않는다.
'說苑' 카테고리의 다른 글
說苑(설원) 제18권 辨物(변물) (1) | 2023.12.22 |
---|---|
說苑(설원) 제17권 雜言(잡언) (1) | 2023.12.20 |
說苑(설원) 제15권 指武(지무) (1) | 2023.12.17 |
說苑(설원) 제14권 至公(지공) (0) | 2023.12.15 |
說苑(설원) 제13권 權謀(권모) (0) | 2023.12.12 |